2012.02.07 01:33

보름달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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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밤이다.

먹구름에 가려진 하늘은 흐린데, 깊은 밤 마을이 하얗게 빛난다.

오늘은 구름이 가득해 달구경도 어렵겠구나 싶었는데 구름위에 떠오른 달빛이 금당산 아랫마을을 감싸고 있다.

마치 얇고 나풀거리는 베일뒤의 조명처럼 달빛이 은은하고 부드럽다.

하얗고 부드러운 손이 고요한게 잠든 마을을 천천히 쓰다듬어 준다.

 

 

우유빛 달빛에 젖어있는 마당과 나무, 하얀 눈을 이고 있는 지붕을 바라보고 있자니 이제는 지나갈 매서운 겨울 바람과 다가올 보드랍고 순한 봄빛이 교차하는 긴 순환의 한 순간을 바라본것 같은 기분이 든다. 도통 생동(生動)하지 않는 마음에 그저 무감하게 세월을 스치는 것만 같은 그만그만한 매일들, 오늘 보름의 달빛 아래에서 잠시 마음이 젖어들어 본다. 차가운 겨울밤의 공기와 달빛에 몸과 마음이 순간 깨어나는 기분... 잠시지만 다행이다 싶은 달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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